심인선원에서 들려 주는 이야기

선방풍경

수미차 2007. 8. 6. 10:28
 

 방하착[放下着]


 아들 대오가 죽비로 아버지 적광거사의 볼기를 칩니다.

댓돌 위에 갈지[之]자로 벗어 놓은 아버지의 신발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급해지자 아버지 적광거사의 습성이 드러난 것입니다.

화두를 챙기다 말다 한 것이지요.

 화두를 챙기라고 한 것은 아버지였습니다.

어린 대오가 어쩌다 넘어지기라도 하면 “화두를 챙겨야지” 하며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열다섯 살, 아들 대오는 지금, 화두마저 버리고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으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아버지 적광거사는 아직도 그물에 걸리는군요.

 하여 아들 대오가 한마디 합니다.

 “신발을 벗어 놓으려는 생각을 버려야지”

아버지 적광거사는 죽비로 맞은 통증보다 더한 통증을 느낍니다.

열락[悅樂]의 통증입니다.

 ~~~네 안에 머물고 있는 유식[惟識]을 내려놓아라.~~~

                               放 ·下 · 着 !


                                                  ~심인선원에서

                                                                              古 軒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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